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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길영 지음/ 교보문고/ 2만2000원 인공지능(AI)에 몇 마디만 입력하면 글과 그림이 뚝딱 나온다. 음악과 영상도 마찬가지다. 공장에서는 로봇이 사람의 일을 대신한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인간이 들여야 할 시간과 노력은 줄어든다. 이른바 ‘딸깍 시대’다. 책 ‘시대예보: 수고인류의 시간’은 여기서 역설을 발견한다. 누구나 손쉽게 그럴듯한 결과물을 만드는 세상에서는 오히려 쉽게 만들 수 없는 것의 가치가 높아진다는 。이다. 오랜 시간 쌓은 경험과 숙련, 남들과 다른 취향이 대표적이다. 저자는 AI와 자동화가 일의 진입 장벽을 낮추면서 조직과 분업의 방식 자체가 달라진다는 데 주목한다. 과거에는 하나의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여러 사람이 역할을 나눴다. 기획과 제작, 홍보와 판매를 각각 맡는 식이었다. 이제는 AI를 활용해 한 사람이 처리할 수 있는 일의 범위가 넓어졌다 모바일 바다게임 . 자연히 개인의 역할도 달라진다. 주어진 업무를 처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무엇을 할지 스스로 판단하고, 전체를 기획해 여러 일을 하나로 연결하는 능력이 중요해진다. 저자는 이를 ‘사본인간’에서 ‘원본인간’으로의 이동이라고 설명한다. 정해진 답을 빠르게 익혀 그대로 재현하는 능력은 한동안 직장인의 중요한 경쟁력이었다. 하지만 AI가 이런 일을 더 빠르고 싸게 해내기 시작했다. 남이 만든 답을 잘 따라가는 것만으로는 차별화하기 어려워졌다. 반대로 무엇을 할지 스스로 정하고 자기 경험을 토대로 답을 만드는 능력은 중요해졌다.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생긴 판단과 감각은 몇 줄짜리 명령어만으로 단숨에 얻기 어렵다. 무엇이든 빨리 만들 수 있는 시대가 되면서 역설적으로 ‘오래 걸려 만들어진 사람’이 귀해지는 셈이다 다빈치 . 그렇다고 일부러 힘든 길을 택하라는 얘기는 아니다. 책이 말하는 ‘수고’는 고생과 다르다. 기술에 맡겨도 되는 일까지 붙들고 있는 것은 수고가 아니라 비효율이다. 핵심은 선택이다. 무엇을 기술에 맡기고 어디에 시간과 노력을 쓸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책은 여기서 ‘수고경제’라는 개념도 꺼낸다. 효율만 따지면 설명하기 어려운 소비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값싼 대량생산품을 두고도 굳이 시간과 공을 들여 만든 제품을 찾는다. 편리한 서비스가 있는데도 직접 배우고 만들고 경험하는 데 돈을 쓴다. 이들에게 중요한 건 결과물이 아니다. 그 안에 담긴 과정과 서사다. 판매자도 이 같은 수고를 차별。으로 내세운다. 기술이 효율의 격차를 좁힐수록 시장은 비효율처럼 보였던 과정에 가격을 붙인다. 그리고 그 가치를 알아보고 값을 매기는 주체 역시 인간이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79호(2026.10.07~10.13일자) 기사입니다] 여러 사람이 역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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