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월째 이어지는 전쟁과 미국의 강도 높은 제재 여파로 이란의 물가가 치솟으면서 서민들의 생활이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이란 주민들과의 인터뷰를 토대로 미국의 제재로 원유 수출이 타격을 받으면서 임대료와 기본적인 생필품조차 감당하기 어려운 시민들이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란 지도부는 대외적으로 전쟁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지만 정작 내부에서는 평범한 시민들의 생계가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방값 5~6배·담뱃값 폭등…서민 일상 직격탄
물가 급등의 충격은 일상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란 북부에 사는 60대 주부 헤디예 씨는 치매를 앓고 있는 노모의 기저귀와 약값을 마련하는 것조차 버거운 상황이다. 새 학기를 맞은 손자에게 가방을 사주려 했지만 가격이 과거보다 5~6배나 올라 결국 연필과 공책만 사줬다.
테헤란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베흐남 리아지 씨는 “이윤이 거의 남지 않지만, 문을 닫으면 당장 실업자가 되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영업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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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난다지에 거주하는 한 30대 여성은 담뱃값이 크게 오르면서 사실상 강제로 담배를 끊게 됐다고 전했다.
경제난이 깊어지면서 암시장 거래 비용과 뇌물 액수마저 함께 뛰었다. 복잡한 수술 행정 절차를 피하기 위해 외과 의사에게 200달러(약 26만원)의 뒷돈을 건넸다는 증언이 나왔고, 신분증 없이 검문소를 지날 때 경찰이 요구하는 뇌물도 이전보다 크게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실직·주거비 부담까지…중산층도 빠르게 무너져
일자리 감소와 중산층 붕괴도 현실화하고 있다. 테헤란의 한 직장인 여성은 1년 계약을 갱신한 바로 다음 날 해고 통보를 받았다. 한 건축가는 자동차 타이어가 펑크 났지만 새 제품을 살 형편이 되지 않아 저렴한 교체품을 구할 때까지 스페어타이어로 버티고 있다며 “이전에 비하면 모두가 가난해졌다”고 씁쓸해했다.
한 전직 엔지니어는 급등한 주거비를 감당하지 못하고 수도 외곽의 ‘반(半) 빈민가’로 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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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난에 외교 타협 모색…리알화는 사상 최저
이 같은 경제적 압박은 이란의 외교·국내 정치 상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복수의 외교 소식통은 최근 이란이 미국에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7일 계획’을 제안하는 등 외교적 타협을 모색하는 배경에도 심각한 경제난이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이란 당국은 지난 1월 경제난에 항의하는 시위대 수천명을 유혈 진압한 바 있다.
하지만 인터뷰에 응한 이란인들은 하나같이 “당장 먹고사는 문제가 너무 시급해 시위는 생각할 겨를조차 없다”고 입을 모았다.
이런 가운데 이란 화폐 가치도 다시 사상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테헤란 외환시장에서는 미화 1달러당 250만리알이 넘는 수준에서 거래가 이뤄졌다. 지난 2일 1달러당 220만리알을 기록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아 다시 최저치를 경신한 것이다.
이란 리알화 가치는 지난 2월 전쟁 발발 이후 연이어 최저치를 새로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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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명을 유혈 진압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