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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국가교육위원회가 한자 교육 부활을 논의하고 교과서 한자 병기 문제까지 쟁.으로 떠오르면서, 한자 교육을 둘러싼 논쟁이 고개를 들고 있다. 한자를 알아야 문해력과 어휘력이 향상된다는 찬성 측과 학생들의 학습 부담을 가중하고 한글 전용 원칙을 훼손한다는 반대 측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이 논쟁에 한자와 동양 고전 연구에 평생을 바친 원로 학자가 해법을 이야기했다. 바로 전북대학교 중문학과 명예교수이자 한국학미래진흥원 원장인 김병기 교수다. 지난 9월 15일 인사동에서 그를 직접 만나 우리나라 한자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추가 질의는 이후 전화 인터뷰로도 이뤄졌다). 한자 교육 목적은 우리말 정확히 이해하는 데 있어 ▲ 김병기?한국학미래진흥원장 교수 ⓒ 김병기 - 지난 4월 한자 교육 재도입에 관한 논쟁이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가지고 계십니까? "우리말을 정확하게 구사하려면 한자를 알아야 합니다. 한국어는 순우리말, 한자어, 외래어 및 혼합어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중 한자어가 차지하는 비중은 55%에서 많게는 70%에 달합니다. 한자어를 모르면 우리가 쓰는 말의 절반 이상을 정확히 이해하기 힘든 구조입니다." 한자 교육의 목적은 한자 표기나 사용이 아니라 우리말을 이해하는 데 있다는 。을 강조했다. 일상생활에서 한자를 쓰자는 것이 아니라, 우리말을 모국어로 사용하는 화자로서 구사하는 단어의 정확한 개념을 인지하는 것이 한자 교육의 진짜 목표라는 설명이다. "대학 신입생들이 입학하면 던지는 질문이 있습니다. 영어의 'To 부정사'에서 '부정사'가 무슨 뜻이냐고 물어봅니다. 이 질문에 제대로 대답하는 학생이 거의 없습니다. 부정사(不定詞)란 '품사가 정해지지 않은 말'이라는 뜻입니다. 정작 단어의 뜻이 무엇인지는 알지 못한 채, 시험 답안만 앵무새처럼 외우고 있었던 셈입니다." - 교과서나 신문에 한자를 나란히 적는 '한자 병기' 도입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한자 병기 도입은 반대합니다. '한글 전용'을 유지하며 미래지향적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한글은 24글자만으로 세상의 거의 모든 소리와 뜻을 담아낼 수 있는 우수한 문자입니다. 이미 우리 사회에 한글 전용이 자리 잡았고 국민들도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느끼지 않습니다. 굳이 한자를 병기 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는 한글의 우수성을 강조하지만 한자 교육을 주장하는 것과 한자를 섞어 쓰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말했다. 문자 생활의 중심은 한글이어야 한다는 뜻이다. "한자 교육과 한글 전용은 충돌하는 개념이 아닙니다. 그런데 일부 학자와 언론이 이 둘을 묶어 본질을 흐리고 있습니다. 한자 교육의 가장 큰 목적은 일상에서 한자를 쓰자는 게 아니라 한글로 적힌 우리말 어휘의 뜻을 정확히 이해하고 깊이 있게 구사하기 위한 것입니다." 한자 공부, 대입 시험 도구 되어서는 안 돼 - 한자 교육을 재도입하면 학생들의 학습 부담이 커지고 사교육비가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한자 교육을 입시 중심이 아닌 실생활 교육으로 도입하면 해결될 문제입니다. 언어와 문자 흡수력이 좋은 초등학교 1, 2학년 때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과거 방식처럼 억지로 외우게 하는 주입식 교육이 아니라, 놀이 형식으로 자연스럽게 일상에 스며들도록 가르쳐야 합니다. 한자 공부가 대입 시험을 위한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김 교수는 강압적인 교육 방식을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한자를 배웠던 자신의 어린 시절 경험을 예로 들었다. "어릴 적 아버지께 한자를 배웠습니다. 단어의 뜻을 정확히 알고 나니 학교 수업을 들을 때 학업 성취도가 훨씬 높았습니다. 과학 시간에 선생님께서 '만유인력'이나 '표면장력' 같은 용어를 말씀하시면, 한자 뜻만 보고도 그것이 어떤 이론인지 알 수 있었습니다. 남들이 개념을 붙잡고 씨름할 시간에 저는 더 깊이 있는 공부를 할 수 있었습니다." - 어휘력 향상 외에 공교육에서 한자를 가르쳐야 하는 또 다른 이유가 있을까요? "국가의 문화적 정통성과 학술 경쟁력이 걸린 문제입니다. 북한은 교과서는 물론, 모든 매체에서 한글만 사용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김일성 교시에 의해 1968년부터 중·고교에서 한자 교육을 정규과목으로 시행해왔습니다. 북한 역시 한자 교육이 지닌 중요성과 정통성의 의미를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북한은 한자로 기록된 우리 고서와 역사를 연구하는 인력을 체계적으로 양성해 왔습니다." 김 교수는 한자 교육이 우리 문화와 역사학 연구의 뿌리를 지키는 일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역사 사료 대부분이 한문으로 기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현재 공교육에서 한자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서 우리 역사를 깊이 있게 연구할 전문가를 키우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선왕조실록 한글 번역의 경우 북한이 남한보다 먼저 끝마쳤습니다. 지금도 북한 사회과학원은 대규모 연구 인력을 양성하고 있습니다. 우리 역시 역사를 계승하고 우수한 고전 학자와 전문가들을 키워내기 위해서는 공교육에서 한자 교육이 필요합니다." ▲ 김병기?교수 ⓒ 김병기 김 교수는 한자를 배우는 목적을 '한자 표기'가 아닌 '우리말을 깊이 이해하기 위한 도구'로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자 교육과 한글 전용을 이분법적 사고로 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한자를 주장하면 '한자 혼용론자'로 몰아가고, 한글을 주장하면 '한자 교육 반대론자'로 규정하는 진영 논리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한자를 가르칠 것인가, 말 것인가'라는 소모적 논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설명했다. 무엇을 위해 가르칠 것인가, 그리고 한자를 한글 중심의 문자 생활에서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는 것. 학교에서 한자는 가르치되 한글전용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김병기 교수의 주장은 한자가 과거의 유물이 아닌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도구'임을 시사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개인 블로그에도 게재됩니다 모바일 바다이야기 게임 . 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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