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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정호수 둘레길 /그림=손웅익 요즘 학생들이 들으면 신기하겠지만 내가 대학을 다니던 1970년대 후반에는 MT를 자주 다녔다. 지금은 동아리라고 호칭하지만 당시에는 서클이라고 했다. MT는 주로 서클 남녀 학생들이 주말에 무리 지어 놀러 다니는 행사였다. 특히 강촌이나 청평 안전유원지, 남이섬은 대학생들의 MT 성지라고 할 만했다. 주말에는 각 학교에서 몰려온 젊은이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내가 처음 산정호수를 가 본 건 대학 1학년 때 가입한 문학 서클 동기들과 MT를 갔을 때다. 산정호수까지 어떻게 갔는지는 기억에 없다. 아마 마장동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하지 않았을까. 배낭에 먹을거리를 잔뜩 넣고 막걸리·버너·코펠 등을 가지고 갔다. 당시에는 아무 데서나 버너에 불을 피우고 고기를 굽거나 라면을 끓여 먹을 수 있었다. 우리는 산정호수 둑 아래에 자리를 잡고 삼겹살을 굽고 찌개를 끓였다. 지금은 도로가 좋아져서 서울에서 그리 오래 걸리지 않지만 그 시절에는 버스를 타고 몇 시간 걸려 도착했을 텐데 산정호수의 멋진 경관은 제쳐두고 향어 찌개와 막걸리에 취해서 앉은 자리에서 몇 시간 떠들다가 돌아온 기억이 있다. 대학을 졸업하고 건축사사무소 도제 시절은 허구한 날 제도판에 붙어 있었기에 여행을 다니지도 못했다. 산정호수에 다시 간 것은 결혼하고 아이들 어릴 때였다. 갈 때마다 그곳은 학창 시절의 MT가 떠오르고 그 시절 낭만이 그대로 남아 있는 듯했다 바다이야기공략법 . 어느 해 겨울에는 얼어붙은 호수에서 큰 아이와 스케이트를 타기도 했다. 호수의 깊이를 생각하면 호수 일부가 얼어붙은 곳에서 스케이트를 타는 것은 좀 위험했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지방에 강의 갈 때 집에서 일찍 출발한다. 예정된 강의 시간보다 몇 시간 일찍 도착해서 그 지역 명소를 둘러보고 맛집도 찾아간다. 지방에 강의 가는 날은 여행하는 날이다. 내 나이 60이 넘어 철원 관전도서관과 평생학습관에서 건축 인문학 강의를 하게 되었다. 철원에서 강의하는 날은 갈 데가 많다. 고석정·비둘기낭 폭포·화적연·한탄강 주상절리는 언제 봐도 신비롭다. 어느 해 가을 철원에 강의하러 가다가 문득 평강식물원 생각이 났다. 평강식물원은 철원 관전도서관이나 평생학습관으로 가는 길에서 빠져나와 10분 정도 산길을 오르면 된다. 평강식물원 바로 인근에 산정호수가 있다. 그동안 평강식물원은 계절마다 정원 산책을 하러 여러 번 갔고 강의하러 갈 때도 가끔 들렀지만 바로 옆에 있는 산정호수는 그냥 지나치곤 했다. 그동안 산정호수에 대한 특별한 인상이 없었던 것일까. 나는 서울 시내 여러 길을 걸으며 건축 인문학 해설을 6년째 하고 있다. 지금 해설하고 있는 코스는 대학로·장충단로·정동길 종로 등 12개다. 건축가와 건축물에 대한 해설과 더불어 그 길에 남아 있는 역사 이야기도 곁들이고 있다. 손오공릴게임솔루션 한탄강 화적연 /그림=손웅익 그런 경험을 살려 이번에 내가 소속된 '건축 마실'이 포천시에 제안해서 한탄강 화적연과 산정호수 여행을 이끌게 되었다. 한탄강 화적연과 산정호수를 여행하면서 해설도 하고 그림엽서 드로잉도 하고 여행의 감상을 글과 그림으로 남기는 프로그램이다. 참가자는 모집 공고가 나가자마자 정원이 찼다. 대부분 장노년층이었다. 10월 초 행사를 앞두고 며칠 전?사전 답사하러 산정호수를 다시 찾게 되었다. 그동안 갈 때마다 호수의 한편에 서서 건너편 산을 잠시 바라만 봤는데 이번에는 둘레길을 한 바퀴 돌기로 했다. 호수 주위로 잘 만들어 놓은 데크 길을 따라 걸으니 호수 주변에 펼쳐지는 거대한 명성산의 자태와 짙은 색의 호수에 반영되는 깊은 하늘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둘레길을 걸으며 내내 감탄사를 연발하던 아내가 한마디 한다. "피요르드 경관에 비길 만하네." ☞도제(徒弟)=숙련된 전문가 밑에서 직접 일을 배우며 기술과 경험을 익히는 사람 또는 그러한 수련 방식. 여성경제신문 손웅익 건축사·수필가 손웅익 건축사·수필가 한양대학교에서 건축을 전공하고 오랜 기간 건축사사무소를 운영해 온 환경·생태 전시 설계 전문가로 코엑스아쿠아리움 부사장을 역임했다. 저서로 <건축가의 여행스케치>, <건축가의 아침산책>, <작은집이야기> 등이 있으며, 일상에서 접하는 건축물에 대한 소소한 이야기를 글로 풀어낸다. 。차 잊혀가는 마을과 도시의 풍경을 스케치와 글로 남기는 작업을 지속하며 도시의 기억을 기록하고 있다. 거리를 잔뜩 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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