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 고기가 없습니다. 평생 이 바다만 바라보고 살아왔는데, 이제는 정말 먹고 살 길이 막막하기만 합니다."
인천 강화군 앞바다에서 젓새우가 자취를 감추면서 생계를 걱정하는 어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경인북부수협 경매에서 거래된 젓새우는 약 5천600드럼이었지만 올해는 9월 말 기준 1·2차 경매를 합쳐도 400드럼 남짓으로 지난해 거래량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친다.
지난 3일 강화군 황산도 앞바다로 나가는 안강망 새우잡이 어선에 올랐다. 육지를 뒤로 하고 한참을 달려 조업 지.에 닿자 어민들은 익숙한 손놀림으로 그물을 끌어올렸지만, 기다리던 젓새우는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물 위로 올라온 그물에는 꼴뚜기와 해파리 같은 잡어만 엉켜 있었다. 어민들은 그물을 털어 다시 바다에 던졌으나 두 번째, 세 번째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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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같으면 이 정도 조업했으면 새우가 제법 올라왔습니다. 지금은 기름값도 안 나옵니다." 빈 그물을 바라보는 표정에는 허탈함민이 가득했다. 배를 띄울 때마다 기름값과 인건비, 어구 비용은 적지않게 드는데 젓새우 등 어획량은 크게 줄어 조업을 계속해야 할지 고민이라는 게 어민들의 설명이다.
강화는 전국에 이름난 새우젓 주산지다. 그러나 올해는 젓새우가 거의 잡히지 않아 어민은 물론 새우젓 생산·유통업계까지 타격을 받고 있다. 젓새우 어획이 끊기면 수협 경매와 새우젓 가공·판매업, 지역 상권까지 잇따라 영향을 받는 만큼 강화 새우젓 산업의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현장에서 만난 어민들은 "수십 년 동안 강화 앞바다에서 조업했지만 이렇게 고기가 없는 것은 보기 드문 일"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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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민들은 어획량이 급감한 원인 가운데 하나로 해저에 모래 등이 쌓이는 퇴적환경 변화를 꼽았다. 올해 바다를 크게 뒤집는 강한 폭풍이 적어 플랑크톤 같은 먹이생물이 줄었고, 그 탓에 젓새우 등의 서식환경이 달라진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내놓았다.
다만 이는 어민들이 경험에 비춰 내놓은 추정일 뿐이다. 정확한 원인을 가리려면 해양환경과 수온, 염분, 플랑크톤, 해저 퇴적물, 어족자원 변화 등을 전문기관이 종합적으로 들여다봐야 한다는 게 어민들의 요구다.
고상만 인천젓새우연안개량안강망총연합회장은 "평생 바다에 기대어 일을 해 왔는데 이제 고기가 잡히지 않으니 앞으로 무엇을 해서 살아가야 할지 막막하다"며 "한두 해 문제가 아니라 바다 자체가 변하고 있는 것인지 정부가 정확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조업을 나가도 기름값조차 건지기 어려운 어민들이 늘고 있다"며 "이들이 생업을 포기하는 상황까지 가지 않도록 정부 차원의 실태조사와 현실적인 지원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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