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향후 10년간 1000조원 규모의 재정·금융을 투입해 녹색산업을 육성하고 온실가스 다배출 업종의 탈탄소 전환을 추진하는 ‘한국형 녹색대전환’(K-GX) 전략을 7일 발표하자, 기후·환경단체들은 “지원 일변도의 정책에서 벗어나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이날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K-GX 국민 보고회를 열고 올해부터 2035년까지 10년간 재정 200조원과 기후금융 최소 790조원 등 총 1000조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해 주력산업의 탈탄소 경쟁력을 강화하고 녹색 신산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탄소중립과 경제성장을 동시에 이루겠다는 계획이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이날 보고회에서 태양광과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에너지 사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주요 다배출 업종인 철강 업계의 녹색 전환을 본격화하는 한편 내연차의 전기차 전환, 주택 히트펌프 보급 등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이를 통해 2035년까지 에너지 부문에서 2018년 대비 68.8~75.3%, 산업 부문에서 24.3~31.0%, 수송 부문에서 60.2~62.8%의 탄소를 감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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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 부문에서는 철강·석유화학·정유·시멘트·반도체·디스플레이 등 5대 다배출 업종별 탈탄소 기술과 전환 경로를 담은 로드맵을 올해 말까지 마련한다. 철강은 수소환원제철 기술을 상용화하고 저탄소강 생산 확대 등을 추진한다.
이에 기후단체 플랜 1.5는 논평을 내고 “K-GX는 지원 일변도 정책”이라며 “산업 탈탄소 전환을 위해서는 규제 강화, 특히 탄소배출권 가격 정상화와 유상 할당 전환이 선결돼야 한다”고 밝혔다.
탄소 배출권은 온실가스를 배출할 권리로, 시장에서 사고팔 수 있다. 배출권 가격이 낮을수록 기업이 온실가스 감축에 투자할 유인은 작아진다. 이날 기준 한국 탄소배출권은 1t당 2만9550원이다. 한국은행이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2030년까지 도달해야 한다고 전망한 가격 150달러(한화 약 20만원)보다 현저히 적은 액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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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랜 1.5는 “정부가 대폭 확대하겠다고 발표한 기후대응기금의 주요 재원은 배출권 유상 할당 수입”이라며 “K-GX 전략 실행을 위해서는 다배출 업종에 대한 유상 할당 도입과 확대가 필수적이지만 여전히 실질 유상 할당 비율은 11%에 머물고 있다”고 지적했다.
감축 목표가 제시된 데 비해 업종별 감축수단이 체계적이지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플랜 1.5는 철강 업계 목표로 중장기 과제인 수소환원제철 전환 외에, 단기적으로 실현 가능한 감축 수단을 발굴하고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병권 녹색전환연구소장은 “중국이 압도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녹색산업의 경쟁력을 다시 끌어올리기에 수단이 여전히 부족하다”고 했다.
김 소장은 지난 6월 정부가 발표한 ‘3대 메가프로젝트’와 관련해서도 녹색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반도체 공장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가 전력 대부분을 화석연료로 공급받을 예정인 상황에서 메가프로젝트의 녹색화 전략은 제대로 언급되지 않았다”며 “이재명 정부 공약이었던 RE100 산업단지 정책(산업단지에 재생에너지 설비를 구축해 기업들이 재생에너지로 전력을 조달하도록 지원하는 정책)을 구체화해 메가프로젝트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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