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에는 컴퓨터의 사용과 책상에 앉아 있는 시간이 많으며 운전을 많이 하는 사람의 경우 어깨가 결리며 피로하고 무거운 사람들이 많다. 원형탈모가 있었던 J씨(남성, 53세)는 자영업을 하시는 분인데 충격적인 일을 겪으며 근심 걱정으로 인하여 어깨가 결리며 뻐근하고 뒷목이 뻣뻣하며 만성두통이 있고 눈이 침침하며 입이 마르고 원형탈모가 5군데가 생겼었다. 특히 앞부위는 500원 짜리 동전 3개 크기 정도로 컸다.

 동의보감에서는 혈이 성하면 모발이 윤기있고, 혈이 쇠하면 모발이 쇠한다. 혈이 열하면 모발이 누렇게 되고, 혈이 패하면 모발이 희어진다고 하여 두피로 혈액순환이 잘 되면 모발이 윤기있고 굵으며 잘 자라지만, 두피로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으면 모발이 거칠고, 가늘며 모발이 잘 자라지 못하고 탈모가 나타난다고 설명하였다. J씨처럼 어깨가 뭉치면 두피, 안면, 눈, 뇌로의 혈액순환이 장애를 받으므로 두피의 진피층이 얇아지고 모근으로 영양공급이 장애를 받으므로 모발이 가늘어지고 탈모가 나타난다. 약침한의원에서는 이런 경우 어깨결리는 것을 치료하는 약침과 침 한약을 투여하여 탈모의 원인을 치료할 수 있었다.

 이 분은 스트레스가 심했는데 동의보감에서는 모발이 마른 것은 담에 화가 있기 때문이다. 담은 방광과 합하는데 위로 모발과 관계가 있다. 풍기가 성하면 두피의 진액이 마른다고 하였다. 그러므로 원형탈모 환자들을 관찰하면 머리 중에서 족소양담경이 지나가는 머리의 옆면 쪽으로 탈모가 나타나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화가 위로 오르므로 뒷목이 뻣뻣해지고 탈모가 나타나며 눈이 화끈거리고 입이 마르고 두피가 화끈거리며 가렵고 두통이 나타난다.

 약침한의원에서는 탈모증 치료에 주로 약침을 사용하는데 약침요법은 손상된 두피조직을 활성화하는 것으로 손상된 두피의 조직활성화에 매우 뛰어난 치료법이다. 탈모는 대개 두피조직이 얇아져서 일어나는데 약침은 진피층의 모세혈관 생성을 도와서 두피가 두꺼워지므로 모발의 자생력을 키우는 치료법이다. 탈모를 치료하는 탕약은 모발의 원료가 되는 피를 보하는 하수오등의 약재와 어깨결림을 치료하는 한약과 탈모와 관계가 많은 신장을 치료하는 한약재를 처방하여 두피로 혈액순환이 잘 되게 하였다.

 원형탈모에서 모발이 나오는 것을 관찰하면 처음에는 솜털처럼 연한 색으로 나오다가 1㎝정도 자라면 까맣게 되고, 4㎝ 정도 자라면 모발이 굵어진다. 대개 나중에 빠진 부위가 먼저 나기 시작하고, 먼저 빠진 부위가 나중에 나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J씨도 5군데의 원형탈모가 모두 치료되면서 자신감과 기쁨을 회복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