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와 상열감
40대 주부 P씨( 여, 44세 )는 2년 전부터 모발이 가늘어지며 비듬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가족 중에서 오빠가 대머리였지만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그런데 4개월전에 크게 스트레스 받는 일이 있었는데 3개월 사이에 모발이 엄청 빠졌다. 머리 감을 때마다 머리가 한 주먹씩 나오는 것이었다.
P씨는 본래 몸에 열이 많은 체질로 더위를 잘 타며 얼굴로 열이 화끈거리며 잘 달아오르고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많이 나는데 특히 머리와 얼굴 쪽으로 땀이 많이 난다. 매운 음식이나 뜨거운 탕 같은 것을 먹을 때는 땀이 많이 나서 손수건이 없으면 음식먹기가 힘들다. 감기 걸릴 때는 편도가 잘 붓고 열이 많이 난다. 또한 열이 많다 보니 찬 물과 찬 음료수를 즐겨 마셔서 설사가 자주 나타나고 하루에 보통 대변을 3-4회 보았다.
동의보감 외형편 모발에서 “ 늙으면 모발이 빠지고 수염이 길어지는 것이 정상인데 젊은 사람이 모발이 빠지거난 수염이 빠지는 것은 화사 염상하여 피가 말랐기 때문이다. ”라고 하였다. 열이 많은 사람이 스트레스를 크게 받거나 화를 많이 내면 화가 위로 오르기 때문에 두피의 피와 진액이 마르고 두피의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하여 모발의 원료인 피가 충분히 공급되지 못하기 때문에 모발이 가늘어지고 탈모가 나타난다.
또한 열이 많은 사람은 대개 차가운 물이나 찬 음료수를 즐겨 먹는 경우가 많다. 그러할 경우 대장이 차가와 져서 설사가 나타나기 쉽다. 동의보감에서는 “ 한설은 오한하며 몸이 무겁고 배가 창만하여 끈어질듯이 아프고 장에서 소리가 나며 대변이 청냉하며 음식이 소화되지 않고 대변으로 나온다. ”고 하였다. P씨의 경우처럼 설사를 자주하게 되면 먹은 음식물이 소화흡수되지 못하고 그냥 배설물로 빠져나가기 때문에 두피와 모발로 가는 영양분이 부족해지기 때문에 탈모의 원인이 된다.
약침한의원에서는 이러한 경우 열을 떨어뜨리는 시호, 황금 등의 한약재를 처방하고, 족소양담경중 양보의 경혈에 자침하여 열을 떨어뜨린다. 대장이 차가와져 설사하는데는 대장을 보하는 한약재를 처방하고 사암침법중 대장정격을 자침하여 대장을 건강하게 한다. 탈모를 치료하는 대표적이 한약은 하수오인데 하수오는 성이 따뜻하며 맛은 쓰고 달다. 간과 신을 보하며 피를 보하고 풍을 제거하는 효능이 있어 간신이 허약한데, 모발이 일찍 희어진데. 혈허로 어지러운데 사용된다. 하수오는 간신경에 들어가 신정과 간혈을 보한다. 모발은 피의 잉여분이 되고 신의 영화가 되므로 능히 모발을 검게 한다고 하였다.
P씨의 경우 탈모의 원인과 두피가 함께 건강해지면서 모발이 자랐을 뿐만 아니라 열나는 체질이 개선되어 머리 쪽으로 땀나는 것과 얼굴로 열이 달아오르는 것이 치료되었다. 또한 대장이 건강해져서 하루에 대변 보는 횟수가 3-4회에서 1-2회로 줄었을 뿐만 아니라 수 년 동안 귀롭혀온 설사도 치료되어 기쁨이 2배가 되었다.